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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와 알

  • 작성자 : 멘손
  • 조회 : 44,934
  • 15-04-14 02:16

저희집 차고 옆문으로 해서 밖으로 나가면 바로 옆에 금속제 서류철 케비넷이 있습니다. 무슨 일을 하다가 치우기 귀찮아서 그 위에 종이 박스를 한동안 그냥 놔 두었는데 오늘 무심코 그것을 버릴려고 하다가 그 안에 새가 둥지를 틀어놓고 그 안에 알을 하나 낳아놓은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게 웬 것이며 이 알을 품어야 하는 새는 어디있는가 봤더니 알을 품던 새는 제 인기척에 놀라서 달아났던 것이더군요.





<박스 안에 틀어논 둥지와 그 안에 알: 손이 있는 것도 아니고 부리로 이런 저런 모양과 길이의 가느다란 나무 가지를 주워다가 만든 둥지. 사진으로 봐서 잘 모르시겠지만, 엉성해 보여도 가운데가 옴폭 파이도록 상당히 잘 만들어 놓았습니다.>



조금 기다려 보니 새가 둥지에 와서 알을 품는 것이었습니다.



<낳아논 알도 귀엽지만 이 알을 품는 새도 꽤 미인(?) 이죠. 아마 어미 새가 아닌가 싶습니다만 >


그런데 저희 집 주변엔 고양이들이 좀 돌아 다닙니다. 옛날에 제가 본 봐로는 새 새끼같은 것은 그냥 찢어 죽이더군요. 한 이십년도 전에 일인데, 학교갔다가 집에오던 제 여동생이 바로 집밖에서 비명을 질러서 나가 봤더니 둥지에 있던 새 새끼를 고양이가 찢어 죽여 놨더라구요. 그래서 그걸 치운기억이 있습니다만.


그런데 이 새가 둥지를 틀은 이 자리는 고양이가 점프 한번만 하면 오를수 있는 낮은 위치 였습니다. 그래서 이 어미와 알의 안전을 위해서 그 둥지를 담고있는 박스를 처마 밑에 메달아 주어야 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그 박스 주변에서 뚝닥거리니까 그 새와 아마 남편으로 보이는 다른 새가 옆집 지붕위에서 저를 감시를 하더군요.


댓글목록

15-04-15 13:33
굉장히 흥미로운 내용입니다.자세한 사진등 많은 관찰을 하셨네요. 잘 봤습니다~!!지금쯤은 결론이 났을텐데, 어미새가 돌아 왔나요?
15-04-15 22:50
먼저 좋지 않은 소식이 있는데요, 밖에 있는 알을 차고에서 좀 따뜻하게 하려고 차고로 들여오고 투명한 프라스틱 통을 씌우고 전등 부근에 두었었는데 다음 날 좀 늦은 아침에 보니 차고 불이 꺼져 있었습니다. 제가 와이프에게도 당부를 했었는데 와이프가 나가면서 모르고 껏나부다 생각을 했는데, 와이프왈 자기는 절대 끄지 않았다는 겁니다. 제가 밤에 밖에 나갔다 오긴 했는데 제가 무심코 끈것 같지는 않구요. 아무튼 결론은 그 알이 따뜻하게 할 켜진 전등이 없이 오랜시간 차고에 있었다는 거지요. 밖에 있는 것보단 나았겟지만 이젠 아마 그 알은 생명이 끈어진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무튼, 그래도 둥지가 담긴 그 상자를 어쨌던 밖에 다시 원래 자리에 가져다 놓았습니다. 날이 그다지 따뜻하지 않았고 바람은 좀 쌀쌀한 느낌까지 들었죠. 한 동안 놔두어 봐도 그 어미새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속으로 이젠 이 알도 끝났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전 볼일을 보러 갔습니다.일을 보고 다시 돌아와서 차고 문을 열은 체로 집 바깥쪽으로 돌아서 담장에 틈을 통해서 새 둥지를 바라다 보았습니다. 혹시 어미새가 와 있다면 차고 옆문을 열고 나가면 혹시 놀라서 도망을 갈까봐 였습니다. 어미새가 없을 줄 알았는데 어미새가 와서 알을 품고 있더군요. 어찌 반갑던지. 그런데 한편으론 저 알이 과연 아직도 생명이 붙어 있을까 하는 우려를 했습니다. 어쨌던 그 알에 아직도 생명이 있길 바라고 그게 무사히 부화가 될 수 있으면 좋겠네요. 부화가 되도 걱정인게 그 위치가 워낙 고양이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위치라서 말이죠. 이날 밤은 다른 밤보다 무척 쌀쌀했습니다. 밤에 과연 어미새가 아직도 자리를 지키고 있으려나 좀 보려고 했는데 어두워서 잘 보지 못했고 둥지에 전등으로 빛을 비출수도 있었으나 그렇게 하다가 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서 호기심을 참고 그냥 잠자리에 들었습니다.다음날, 그러니까 오늘은 제가 몇번을 들여다 봤는데 계속 어미가 자리를 지키고 있더군요. 새는 가만 놔두는게 좋다는 말을 그 누구에게 들어서 아예 그 근처는 거의 가지를 않았습니다. 어두워지는 저녁에 마지막으로 가봤는데 아직도 계속 알을 품고 있더군요. 이 사진이 그 모습입니다. 어두운 저녁에 멀리서 50배 이상 확대해서 카메라를 손으로 들고 찍어서 좀 사진의 질이 않좋습니다.
15-04-18 01:13
전에 한동안 집 근처에 쥐가 많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천장에서도 후다다닥 쥐가 다니는 소리도 났고 늘 집 부근에 쥐똥이 떨어져 있었고 오래전에 아버지께서 공구 같은 것들을 보관해 놓으신다고 만들어 놓으셨던 간이 창고 같은 데도 온통 공구담은 박스위로 쥐똥이 널려 있었어서 너무 더러웠었죠. 그런데 고양이들이 나타나면서 이 쥐들이 깡그리 없어졌습니다. 그 전엔 고양이를 별로 좋게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그 이후로 고양이에 대한 고마움을 느꼈습니다.어머니와 동생이 일년에 한번씩 방문을 하는데, 언제가 와서는 동생이 고양이들에게 마른 오징어 같은걸 줬습니다. 그렇게 하기 시작해서 그 이후로 단골로 매일 오는 놈이 하나 있는데, 이 아래 사진에 보이는 검은 고양이 입니다. 이 고양이가 누구네집 고양이 인지 아니면 주인이 없는 고양이 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저희집 부억문을 열면 자주 나타나서 먹을 것을 달라고 소리를 냅니다.제가 걱정을 하는 것은 이 놈을 비롯해서 이 외에 저희 집 뒷 뜰을 들락거리는 다른 고양이가 지금 알을 품은 새나, 그 알이 부화를 한 후엔 그 새끼까지 공격을 하는것 입니다. 그런데 오늘 예전에 자른 나무가 죽지 않고 그 뿌리가 계속 뻗어 나가는 것 같아서 그 밑둥과 뿌리를 파버리려고 뒷 뜰로 나가다가 어떤 짐승의 꼬리를 발견했습니다. 가만히 살펴보니 다람쥐 꼬리 같더군요 (이 아래 사진). 그런데 그 위치로 봐서 이걸 가져다 놓은 놈은 늘 구걸하러오는 그 검은 고양이 같았습니다. 사실 좀 징그러워서 여기 올리지는 않았지만 다람쥐의 어떤 신체의 일부분인지 알기 힘든 고깃덩어리 하나도 이 부근에서 발견했습니다. 안그래도 그 알을 품는 새와 그 알이 부화되면 나올 새끼의 안전이 이 고양이들 땜에 신경이 쓰이던 차였는데 이 꼴을 보게 되었습니다. 글쎄요 제 와이프는 그러더군요 앞으론 저 놈 먹을거 주지 말라고. 그런데 고양이란 짐승이 원래 그렇게 생겨먹은 건데 어떻게 하겠습니까. 고양이를 무척 좋아하는 어떤 미국 여자분의 얘기가 생각이 났습니다. 자기가 기르는 고양이들은 어쩔땐 작은 쥐들을 죽여가지고서는 자기한테 가져다 준답니다. 늘 구걸하러 오는 이 검은 고양이도 자기가 잡아 죽인 다람쥐의 꼬리를 저에게 선물 내지는 자랑하러 그 위치에 가져다 놓은게 아니었나 싶네요. 오늘도 보니 그 어미새는 계속 같은 자리에서 알을 품고 있더군요. 제가 계속 지켜보는게 아니라서 잘은 모르겠지만 하루종일 꼼짝도 않고 굶으면서 저렇게 알을 품는건지 아니면 다른 짝이 있어서 그게 먹을 걸 가져다 주는건지... 제가 본 바로는 어떤 외부 도움도 받지 못하는것 같던데 말이죠. 벌써 저렇게 계속 같은 자리에서 알을 품은게 한 4일은 되는것 같네요.
15-04-27 22:17
오늘 드디어 새 알이 사라졌습니다. 옆집 사람이 저녁녁에 제게 전화를 했습니다. 새가 둥지 튼 그 박스 바로 앞에 검은 고양이가 앉아 있고 어미새가 그 주변에서 파닥거리며 난리를 치더랍니다. 그래서 나가 봤더니 이미 알은 없어 졌더군요. 그둥지가 들어 있는 박스 내부를 봤더니 고양이 발자국도 보이더군요. 그래서 제가 그 박스를 치웠습니다. 한 참을 어미새가 둥지가 있던 그 주변을 맴돌더군요. 다음번엔 둥지를 좀 더 좋은 자리에 틀기를 바랬습니다.
15-05-26 02:24
이 어미새는 자기 짝과 저희 집 주변에 자주 나타납니다. 알을 품을 때 주려고 사두었던 비둘기 모이를 집 앞 보도에 좀 뿌려 놓으면 자기 짝하고 둘이 나타나서 평화롭게 모이를 쪼아 먹더군요. 그리고, 저희집 악동 검은 고양이는 얼마전에 어떤 새도 한마리 꿀꺽 했나 봅니다. 어느날 뒷뜰에 나가다 보니 새 깃털이 막 흩어져 있더군요. 아마도 이 검은 고양이는 주인이 없나 봅니다. 누가 먹이를 제대로 주지 않으니 지가 생존하기 위해서 이것 저것 잡히는 데로 마구 잡아먹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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