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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한 그리스도인의 영적 기초

  • 작성자 : 박창현
  • 조회 : 30,470
  • 16-12-13 19:00

성숙한 그리스도인의 영적 기초

- 갓난아이에서 아비로 자라나는 영적 성숙 -

저자 김순호 선교사는 유명한 신학자나 명망(名望) 있는 목회자가 아닙니다. 그는 늦깎이 그리스도인이 되어 예수전도단에서 선교를 위해 헌신의 삶을 살아 왔습니다. '영적 성숙' 강의를 통해 오랫동안 크리스찬으로부터 사랑받아 온 대표적인 한국인 DTS 강사입니다.

"당신은 영적으로 성숙했습니까?"

이 질문은 사람들에게 많은 도전을 줍니다. 이 질문은 신앙의 연륜이나 교회 직분, 성경 지식이나 은사 체험과는 다른 차원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보이지 않는 영혼, 우리 속사람에 대한 물음이기 때문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영적 상태를 심각하게 인식하면서 제 자신이 적나라하게 까발려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인정하고 싶지 않은 마음도 들었습니다. 경건의 모양은 있지만 경건의 능력은 없는 제 자신의 실체를 보았습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읽어 가는 동안 겸손하게 자신의 영적 실체를 직시할 때, 성숙을 향해 이끄시는 주님의 손길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A.W.토저 목사는 20세기 교회를 하나님이 주신 선견적인 예리함과 분별력으로 일깨웠습니다. 그는 오늘날의 교회가 안고 있는 문제 가운데, 그리스도인이 자라지 않고 어린 아이로 머물러 있는 현실을 큰 문제로 지적했습니다. 성경은 거듭나서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말합니다. 마치 사람이 태어나면 성장하는 것이 정상이듯 그리스도인들도 영적으로 자라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는 성숙한 사람이 되는 것이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기대이며 소망입니다. 성숙한 삶이란 삶의 모든 영역에서 그리스도의 성품과 인격이 흘러나오는 것을 말합니다.

그동안 한국 교회는 기도 열심히 하고 교회를 잘 섬기는 것이 하나님을 기쁘게 해드리는 것이며, 영적으로 성숙했음을 입증하는 증거인 것처럼 가르쳐 왔습니다. 내면세계와 속사람의 문제 대신 종교적 행위와 봉사활동만을 강조해 왔습니다. 그 결과 겉으로는 성숙해 보이지만 영적으로는 아이에 머물러 있는 그리스도인이 교회에 넘쳐나고 있고, 그들의 연약함과 미성숙함에 공동체 전체가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 책은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되는 과정을 '갓난 아이, 어린 아이, 청년, 아비'의 네 단계로 나눠 각 단계의 특징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요한일서 2장 내용을 근거로 각 사람의 영적 나이와 실체를 발견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 책은 기초부터 하나하나 다져 가야 할 영적 상태에 있는 갓난 아이 단계(정체성 회복)와 어린 아이 단계(상처의 치유)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청년과 아비 단계(영성의 회복)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게 소개된 아쉬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그 단계에 아직 다다르지 못했다는 저자의 솔직한 고백 앞에 머리가 숙여집니다.

여기서 제시하는 네 단계는 우리가 상식적으로 이해하는 단계보다 그 기준이 훨씬 더 엄격합니다. 예컨대,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고 나서 거룩과 경건의 삶을 살려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하루 24시간 중 기도 1시간, 말씀묵상 1시간, 전도 1시간을 할애해서 실천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육신이 연약하거나 의지가 약해 그것을 실천하지 못한 자신에 대해 죄책감을 갖고 자신을 책망합니다. 저자는 이런 사람도 영적 갓난 아이 단계로 분류합니다. 이 기준으로 보면, 대부분의 교인들은 아직 영적으로 태어나지도 않은 복중에 있는 상태입니다. 좀 열심히 있다고 하면 영적으로 갓난아이거나, 잘 하면 영적 어린 아이 수준에 머뭅니다. 어찌 보면, 영적 어린 아이가 영적 갓난아이를 가르치고 지도한다고 볼 수 있고, 심각한 경우에는 영적 갓난아이가 복중에 있는 아이에게 언어 학습을 시키고 있는 상황이 오늘날 교회 안에서 버젓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또한 이 책은 영적 성숙을 방해하는 본질적인 문제들이 무엇인지를 성경적인 관점에서 접근합니다. 영적 수준과 실체가 어느 위치에 머물러 있는지를 보여주는데 그치지 않고 다음 단계로 어떻게 자랄 수 있는 지 그 길을 제시합니다.

좋은 책은 기본을 다루는 책입니다. 기본이 잘 확립될 때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기본이 흔들리면 모든 것이 흔들립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좋은 책입니다. 또한 이 책은 단순한 지식이나 이론만이 아니라 경험을 통해 터득한 원리를 담은 책입니다. 무엇보다도 저자 자신의 영혼이 어떻게 성숙했는가를 알 수 있게 해 줍니다.

우리의 영성은 어떻게 평가됩니까? 얼마나 많은 교회 활동을 하고 있는지와 얼마나 큰 사역을 하고 있는가로 평가받지 않습니다. 내 안에 계시는 주님과 내가 얼마나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는가로 평가 받습니다. 영성의 핵심은 주님과의 '친밀함'입니다. 헨리 나우웬은 "진정한 영성이란 우리가 내면에서 일어나는 영적인 움직임에 대해서 얼마나 민감하게 인식하고 있는가에 따라 결정된다."고 했습니다.

인상 깊은 구절을 간추려 봅니다.

하나님은 완전한 삶이 아니라 의로운 삶을 살도록 우리를 부르셨다. 주님과 하나 된 관계에서 나오는 생명으로 살아갈 때 하나님이 원하시는 의로운 삶을 살 수 있다. 하나님을 위한 열심과 희생과 헌신이 있더라도 그 모든 일이 그 분과의 친밀함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면 아무런 의미와 가치가 없다. 이런 삶이 종교적 삶이다. 종교적 삶이란 하나님을 부인하거나 거절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종교적 활동 속에서 주님을 고백하고 인정하지만 내면에 주님과의 인격적 만남이 없는 것이다. (p.20).

지식은 사람을 교만하게 하지만 지혜는 사람을 겸손하게 만든다. 듣고 깨달아 알게 된 말씀을 내 자신과 삶에 적용시킬 때 지혜가 된다. 우리를 변화시키고 치유하며 성숙하게 하는 것은 지식(로고스)이 아니라 지혜(레마)다. (p.139)

하나님께로부터 나온 겸손은 자신의 한계와 연약함을 인정하고 다른 사람이 볼 수 있도록 열어 놓는 것이다. 다시 말해, 영적이라고 하는 의미는 자기 방어가 아니라 부족하고 실수할 수 있는 자신의 실체를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것이다. 그래서 가장 영적인 사람은 가장 인간적인 사람이다. 무엇인가를 감추고 포장하려고 하는 것은 내 안에 수치심과 두려움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p.154)

예수님은 천국이 우리 안에 존재한다고 말씀하신다. 하나님 왕국 안에서 영생이란 죽은 뒤에 가는 나라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내 내면에 거하시는 주님과 인격적인 관계를 통해서 그 분을 알고 경험하는 데서 시작되는 것이다. (p.155)

주님의 필요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헌신하는 사람이 제자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이다. (p.158)

오늘날 교회 안에는 선생은 많으나 영적 아비가 없다. 주님은 우리에게 말로만 가르치는 선생이 아니라, 자신이 한 말에 책임을 지고 삶과 행동으로 보여 주는 영적 아비가 되라고 말씀하신다. 선생은 가르치지만 책임을 지지 않는다. 그러나 영적 아비는 자신이 가르친 말에 책임을 지는 사람이다. (p.221)

주님은 아버지의 뜻에 따라서만 움직이고 반응하셨다. 사람들의 필요나 요구에 의해 행동하지 않으셨다. 주님을 따르는 영적인 사람들은 사람들의 말이나 상황에 의해서 반응하지 않는다. 정에 이끌리거나 사람들의 필요나 욕구를 따라 움직이는 사람들이 아니다. 자신의 내면에서 말씀하시는 성령의 움직임에 따라 반응하는 사람이다. (p.234)

오늘날 일부 교회 지도자들에게 나타나는 안타까운 문제는, 하나님과 시간을 보내며 그 분의 마음속에 담겨 있는 비전을 듣기에 너무 분주하다는 것이다. 그들의 관심은 교회를 더 크게 건축함으로써 교회의 권위와 성장을 보여 주려는 데 있다. (p.244)

성숙한 하나님의 사람들은 먼저 하나님을 섬기는 것에 우선권을 두고 그 다음에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을 섬긴다. 오늘날 교회 안에 많은 지도자들은 하나님을 예배하고 섬기는 일보다 사람들이 요구하는 것을 채워주느라 분주하다. (p.246)

각 단계별 특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영적 갓난아이, 흔들리는 사람

① 요동한다

② 경쟁의식이 강하다

③ 그리스도의 의를 선물로 받다

④ 다섯 가지 어둠의 견고한 진 (악독, 궤휼, 외식, 시기, 비방)

⑤ 진리를 사모하는 마음 (순전함, 신령함)

2. 영적 어린아이, 분별력 있는 사람

① 죄 사함의 확신이 있다

② 아버지를 안다

③ 빛과 어두움을 분별한다

④ 성령의 기름부음이 있다

⑤ 하나님의 무조건적 사랑을 안다

3. 영적 청년, 삶의 모범이 되는 사람

① 영적 전쟁에서 승리한다

② 삶의 모범이 된다

③ 대인관계의 기본원리를 안다

④ 자족하는 마음이 있다

⑤ 하나님의 사람이 된다

⑥ 정욕의 유혹을 피한다

⑦ 하나님의 뜻을 행한다

4. 영적 아비, 성숙한 하나님의 사람

① 지혜가 장성한 사람이다

② 창조주 하나님을 안다

③ 하나님을 섬기는 법을 안다

④ 주님의 고난에 참여한다

⑤ 열매를 맺는다

자신의 영적 상태를 점검해 보고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으로 자라고자 하는 소원이 있는 분이라면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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