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있는 교회

이웃과 민족과 세계를 향하여

길 위의 길


길 위의 길

지도 위의 그저 작은 선 하나가

내 가슴 속으로 들어와

큰 길이 되었습니다.

오늘은 그 길을 따라 나그네 길을 갑니다.


지난 한 생애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길을

어쩌면 남은 생애 다시 못 가볼 길을

오늘은 나그네 되어

길을 갑니다.


낯선 동네, 낯선 사람들

설렘으로 스쳐가며

길을 갑니다.


황혼이 소리 없이 스며드는

광야를 두 손에 받쳐 들고

두고 온 시간 속에

녹아 있는 그 분의 은총에

고개 숙이며

길을 갑니다.


이 길만이 길이 아님을

축복으로 깨달은 갈림길에서

한 순간도 그냥 흘려보낼 수 없는 이유는

나그네 되어

길을 가는 나의 모든 하루가

또한 그러하다는

고마운 깨우침 때문입니다.


2008년 여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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