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노래
- 작성자 : sangkun pa…
- 조회 : 8,839
- 12-08-17 16:57
영혼의 노래
당신이 만드셨습니다.
구름 한 조각
잎사귀 하나
손 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한줄기 바람조차
당신이 만드셨습니다.
먹구름 속에 숨어 있는 천둥
앞을 가리는 억수 같은 비
그리고
뜻밖의 무지개
이 모든 것이 당신의 손길입니다.
숨쉬기조차 벅찼던 거친 시간들
구멍 뚫린 허파 사이로
할퀴고 간 잔인한 바람들
자꾸만 뒤돌아 봐 지는
저 먼 날의 상처들도
모두가 당신의 손길이었습니다.
끝없이 뻗어난 옥수수 길을 따라
벌거벗은 영혼으로 가고 있는
이 못난 육신도 당신의 것입니다.
까마득히 잊고 살았던
뜨거웠던 내 젊은 날도
어깨를 들썩이며 살았던
화려했던 내 인생의 무대도
모두가 당신의 것이었습니다.
한 줌 먼지 같은 인생을
짙은 소낙비로 씻고 또 씻어
두 손에 받아 든 맑은 영혼으로 노래합니다.
살아 숨쉬는 이 모든 순간들이
당신의 것임을!
2012년 8월 7일 네브라스카 평원을 지나며
댓글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