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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가 죽어야 교회가 산다 3: 착각에서 벗어나는 것이 관건이다.


목사가 죽어야 교회가 산다-

<착각에서 벗어나는 것이 관건이다.>

새크라멘토 한인장로교회 담임 박상근 목사

사람은 자기가 깨달은 대로 행동하는 생각하는 동물입니다. 그 깨달음을 각()이라 합니다. 깨달음에는 크게 두 종류가 있습니다. 올바른 깨달음을 정각(正覺)이라 하고 잘못된 깨달음을 착각(錯覺)이라 합니다. 일반적으로 올바른 깨달음만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착각도 분명 깨달음입니다. 그래서 인간의 행동에 엄청난 영향을 줍니다.

한국 교회의 갱신을 위한 비전을 가진 목회자라면 자신 안에 있는 착각부터 바로잡아야 합니다. 착각을 바로잡지 않은 채 아무리 노력해봐야 올바른 방향으로 나갈 수 없을 뿐더러, 열심히 노력할수록 목회자도 교인들도 상처만 받습니다. 목회자는 자신이 이렇게 헌신적으로 사역을 하는데도 공로를 인정해주기는커녕 반감을 가지는 교인들로 인해서 상처를 받습니다. 반면에 교인들은 교인들대로 목회자로부터 상처를 받아 양에서 굶주린 이리떼로 변질되어 갑니다. 그러니 그 사이에 무슨 평화가 있고 하늘나라의 뜻이 제대로 실현되겠습니까?

모름지기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목회자란 자신 안에 독사처럼 똬리를 틀고 있는 착각들을 주기적으로 찾아내어 벗어나는 순교자적인 자기 비움이 필요한 고독한 여행자입니다.

그런 면에서 프란체스코 교황이 이번 한국 방문 기간에 보여준 자기 비움과 낮아짐, 그리고 약자와 가난한 자를 향한 열린 자세는 한국의 삼류 정치, 사회 지도자들 뿐 아니라 특히 종교 지도자들에게 엄청난 숙제를 남겼습니다. 한편으로는 부러움과 한편으로는 두려움을 느끼며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되물어 보았습니다. ‘왜 기독교의 지도자들에게서는 저런 모습을 보기가 힘든 것인가? 왜 교회의 지도자들은 사회에서 저렇게 신뢰를 얻지 못하고 약하고 가난한 자들의 위로가 되지 못하는가?’ 그 쓰라린 질문은 깊고도 넓은 파문을 일으키며 목사로서의 자세에 대해서 아프게 되돌아보게 했습니다.

교회가 사회의 지탄의 대상이 된 가장 큰 이유는 누가 뭐라고 해도 목사들의 책임이 클 것입니다. 그리고 목회자들이 그렇게 지탄의 대상이 된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어느 순간에선가 목회자들이 착각에 빠졌기 때문이라는 뼈아픈 반성문을 쓰게 되었습니다.

목회자들이 가장 흔히 빠지는 착각은 내가 교회의 CEO라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미리 말씀드리지만 목사는 교회의 CEO가 아닙니다. 이 세상 어느 목사도 하나님께서 교회의 CEO로 부르신 적도 없고 보내신 적도 없습니다.

목사는 교회의 CEO입니다!”라고 큰소리치던 후배 목사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자기에게 반기를 드는 성도들을 제명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목사가 자기 양을 제명하려는 생각을 가진다면 이미 목회자로서의 자격에 심각한 문제가 생긴 것 아니겠습니까?) 그 때 그는 아직 그 교회에 부임한지 채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이었습니다. ‘목회는 얄미운 사람 잘라내고 손봐주는 것으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그들을 품어야 성공적인 목회를 할 수가 있다. 다윗이 아들 압살롬의 반역으로 맨발로 울면서 도망갈 때 시므이가 돌을 던지며 다윗을 저주했지만 다윗은 시므이에게 어떤 보복도 하지 않았다. 목사에게도 하나님이 시므이를 붙여주신다. 시므이에게는 손을 대는 법이 아니다. 그러면 하나님이 목사와 함께 하시지 않는다.’

그렇게 간곡한 말로 타일렀지만 그는 결국 부임한지 1년도 되지 않아서 교회를 풍비박산 내고 교인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었습니다. 글쎄요, 하나님께서 그를 정말 그 교회의 CEO로 파송하셨을까요? 목사는 영적인 권위를 가지고 군중들 앞에 서다보니 자칫하면 마치 재벌회장처럼 전권을 휘두르는 교회의 CEO로 둔갑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교회를 마치 기업 경영하듯이 다룹니다. 많은 대형교회 목회자들의 문제도 이 착각에서 시작되는 것을 여러 차례 목격했습니다.

어떻습니까? 여러분 생각에는 목사가 교회의 CEO라고 생각하십니까? 목사님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성도님들은 또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리고 여러분의 교회는 안녕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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