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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길



또 다른 길
길이 모두 길이 아님을
그 길 위에서 깨달았습니다.

피를 쫓아가던 다메섹 길에서
당신이 불러주신
소명의 봇짐 지고
끊어진 신들메, 구멍 난 샌들
다시 고쳐 신고
바울이 걸었던 길.

굶주림이 노래가 되고
채찍이 기도가 되고
죽음조차 뜨거운 입맞춤이
되었던 그의 길

오늘은 삶에 찌든
면목 없는 육신이
그 길 위에서
빚 진 마음으로 간구합니다.

주여,
나도 이 길 가게 하소서.
나를 버리고 당신의 뜻을 세우는 길!
나를 죽이고 당신의 나라를 세우는 길!

얼마나 낮아지고
얼마나 나를 비우면
내게도 그 길이 보일까?

길이 모두 길이 아님을
깨달음 주신 이날,
내 가는 이 길도
바울의 길이 되게 하소서.

-2014년 3월 27일, 비시디아 안디옥 길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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