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 작성자 : sangkun pa…
- 조회 : 9,397
- 12-08-17 17:08
길
우리의 목숨이 아흔 아홉이라면
그 목숨 다 바쳐 가야 할 길이 있습니다.
덤으로 주어진 또 하나의 목숨이 있다면
그마저 바쳐 가야 할 길이 있습니다.
철갑을 두른 인간의 심장을
밤새 두드리다 지쳐 쓰러진 날이
밤하늘에 뜬 별들만큼 많다고 해도
다시 깃발을 고쳐 들고
달려가야 할 길이 있습니다.
거센 바람에 불려 떨어진
4월의 꽃잎처럼 짓밟혀
초라해진 육신일망정
미소 속에 감추고 가야 할 길이 있습니다.
내가 죽어서 그대들이 산다면
죽음조차 벅찬 환희의 찬가임을
새로 깨달은 신 새벽에
다시 무릎 꿇고 가야 할 길이 있습니다.
내가 죽어서 그대들이 다시 살아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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