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있는 교회

이웃과 민족과 세계를 향하여

하 루


하 루

또 다시

해가 떠오르고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는 것이

단지 우연인줄로만 알았습니다.

풀잎 끝에 맺혀 있는

새벽이슬 위에 반사되는

당신의 은총이 그토록 견고할 줄은 몰랐습니다.

화살처럼

내리꽂이는

한낮의 태양은

다만 고통인줄로만 알았습니다.

숨죽인 생명들이 소리 없이

자라는 당신의 섭리가

그토록 깊은 줄은 몰랐습니다.

움켜쥔

주먹 사이로

스며나간 시간들이

겹겹이 쌓여

애처롭게 물든 황혼은

이루지 못한 꿈들의

피멍든 흐느낌인줄로만 알았습니다.

영원의 무게로 짓눌린

기다림의 가시에 찔린 당신의 심장이

터져 나온 아픔인줄은 몰랐습니다.

끝내 어둠이

하루의 허리를 자르고 차고 들면

그것이 세상의 끝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무심코 쳐든 머리 위로

그렇게 많은 약속들이

여전히 반짝이고 있는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하루의 삶의 무게가

이토록 간절한지는

지나쳐 가기 전에는

정녕 몰랐습니다.

2007614

병든 어머니를 위해 기도드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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