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와 성인 아이
- 작성자 : sangkun pa…
- 조회 : 7,604
- 15-02-12 17:48
목사와 성인아이
새크라멘토 한인장로교회 담임 박상근 목사
인간은 복잡한 감정과 섬세한 정서로 만들어진 하나님의 걸작품입니다. 컴퓨터가 아무리 섬세하다고 해도 인간을 흉내 내지는 못합니다. 우주 왕복선 보다도 더 복잡하고 섬세한 조직이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여러 가지 감정과 지나간 세월의 경험들과 현재의 상황이 복잡하게 어울려 반응하는 것이 오늘 현재의 자신의 모습입니다. 그게 얼마나 복잡하겠습니까?
다른 모든 부분은 너무나 완벽하지만, 그 모든 장점을 한 순간에 파괴시키고 무용지물로 만드는 치명적인 정서적 약점이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그것을 정서적 아킬레스라고 합니다. 영적이고 감정적인 부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면 그 파괴적인 정서적 아킬레스는 왜 생기는 것이고, 그것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인간이 어릴 때는 모든 부분이 역량이 작습니다. 그래서 담을 수 있는 용량에 한계가 있습니다. 자기 밖에 모르는 본능적으로 이기적인 존재입니다. 그러나 자라면서 도덕성, 양심, 남을 배려하는 마음, 독립심, 정의감, 아름다움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 사랑하는 마음 등, 정서가 함께 자라서 어른이 되는 것입니다. 키가 자라고 나이를 먹는다고 어른이 되는 게 아니라 내면의 인격이 자라야 어른이 되는 것입니다. 큰 그릇이 되면 큰 세상을 담을 수가 있겠지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바깥에서 보이는 부분들은 정상이지만 어느 한 부분의 영역이 자라지 못해 바닥을 드러내면 나머지 모든 부분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됩니다. 사회적으로 대단한 성공을 이루고, 또 나이가 많이 들어도 한 인간의 인격의 크기는 자라지 못한 비정상적인 그 이상을 결코 담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정서적으로 자라지 못한 부분을 가지게 되면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 사람이 됩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굉장히 믿음이 좋은 것 같은데, 어떤 부분에서는 굉장히 유치해서 사람들을 당황하게 하고 혼란스럽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바로 인격과 성품의 어느 한 부분이 자라지 못하고 아직도 어린 아이의 수준에 머물러 있을 때 그런 일은 흔히 발생합니다. 이렇게 나머지 전체 인격의 그릇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하는 미성숙한 부분을 우리는 상처라고 합니다. 그 상처가 외부로 드러날 때 누구나 성인 아이가 되는 것입니다.
상처가 치유되지 못하면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그 내면의 잠재의식과 무의식은 과거의 상처에 머물러 있어서 그 영혼은 자유를 누리지 못합니다. 자신의 아킬레스가 건드려지면 열등감이 폭발하고 감정이 격해지며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가 없게 됩니다. 심지어는 상처란 말만 들어도 아프고 화가 납니다.
치유의 출발점은 나의 문제를 깨닫는 데서부터 시작합니다. 내가 문제가 있다고 느끼는 사람에게는 희망이 있습니다. 정신병동에 가 보면 정말 병이 깊은 사람은 자신이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회복이 되기 시작하는 사람들, 세상으로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은 자신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사람들입니다.
인간에게 자라지 못한 정서적 아킬레스, 즉 성인아이의 상처가 생기는 두 가지 큰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는 자라야 할 때 어떤 정서적인 눌림으로 자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다른 부분들은 나이를 먹어감에 어른으로 자라 가는데 그 깨어진 부분은 자라지 못해 여전히 아이의 모습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철사로 어린 묘목을 비틀어 놓으면 나무가 자라지 않아서 뒤틀어집니다. 그걸 작품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결코 분재와 같은 작품이 되지 않고 파괴가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묶인 것이 풀려야 합니다.
둘째로 어떤 하나의 사건에 큰 충격을 받아 내 감정과 정서적 반응 중에 약한 부분이 무너져 내린 것입니다. 나중에 비슷한 상황과 환경에 노출만 되어도 무의식 속의 자아가 반응하여 어린아이의 반응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신체는 나이를 먹어 어른이 되었지만, 말하고, 깨닫고 생각하는 방식이 여전히 어린 아이의 수준에 머물러 있는 사람을 성인아이라고 합니다. 문제는 우리 주변에서 성인아이를 흔하게 만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성인아이를 어떻게 치유하고 회복할 것인가! 목회자는 이 부분에 대해서 심각한 고민이 있어야 합니다. 자신의 성숙함을 위해서 뿐 아니라 성도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양육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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